카메라안 세상

비오는 오후

바이크투어러 2010. 6. 26. 19:17

 

나는 비가 좋다.

내리는 비를 보고 있으면 어떤 아련한 그리움이 밀려온다.

특히 그 비가 그치고 난 뒤에 비추이는 가로등불이 너무 좋다.

그리고 쏴한 바람에 묻어나는 촉촉함이

나는 너무 좋다.

언뜻 언뜻 스치는 아련한 그리움 때문에

때론 몸서리치도록 외로움이 몰려오기도 하고

또 그런 날 꿈결 같은 사랑도 해보고 싶고

그런 감정이 나에게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비가 오면 나는 그렇게 비에 젖는다.

나는 비가 좋다.

아니 비 그친 뒤 바로 그 느낌이 정말 좋다.

깨끗하게 씻긴 아스팔트며 더욱 싱싱하게 푸르러진 잎사귀며

그 잎사귀에 매달린 수정방울 같은 빗물들이

나는 다 좋다.

그 느낌, 그 냄새,  그 바람까지.......,

하늘에는 먹장구름 가득하고

산허리 휘돌며 안개가 피어나고

나는 그렇게 비만 내리면 그 비속에서 미친 듯이 외로워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비가 오면 나는 그립다.

비가 오면 나는 외롭다.

비가 오면 나는 그 비에 속 깊숙이 숨어있던

아련한 그리움 때문에 몸서리친다.

나는 비 오는 날 그 비오는 창가에서 달콤한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행복한 생각에 잠기고 싶다.

이렇게 비 오는 날에

2010.6.26 비오는 토요일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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