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스크랩] 지혜(반야)

바이크투어러 2006. 6. 30. 20:22
지혜(般若)반야

옥()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렸으니
오는이 가는이
흙이라 하는고야
두어라 알이 있을지니
흙인듯이 있거라
-고산 윤선도-

지혜라고 하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지혜와
배워익힌 지혜가 있다.
타고난 지혜는 더하거나 덜하지 않으므로 새지 않는
지혜 즉 무루지(無漏智)라하고 배우고 자혀 쌓은 지혜는 더했다
덜했다 하므로 새는 지혜 즉 유루지(有淚智)라 한다
반야는 새지않는 지혜인 무루지다. 이 반야는 타고난 지혜이므로 본래 갖추어
있는 지혜다. 본래부터 갖추어 있으므로 새삼스래 배우고 익혀 보탤것이 없다.
오히려 이 반야를 가리고 있는 유루지-배워 익힌 지혜를 털어내야만 그 본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한 물건이 있다. 본래로 부터 밝고 밝게 빛나며 더함도 없고 덜 함도
없다. 이름도 얻을 수 없고 형상도 얻을 수 없다. 이 한 물건이 무엇인고?]
서산대사가 지은 선가구감에 나오는 첫 구절이다.
<이름 지을 수도 없는 이것>을 이름하여 반야라 한것이다.
마음이라고 하는 것도 이름이 마음이요,부처도 이름이 부처다.이름이야
무엇이건 본래부터 있었고 이 세상이 끝나도 없어지지 않으며 세상에서 제일
크고 깊은 <이것>이 있음으로 보고 듣고 말하고 오고가는 것이다. 그러나
<한물건>이라거나 <이것>이라 해도 꼭 맞는 말은 아니다. 반야가 마음이요
반야가 무처다. 다만 그 이름이 다를 뿐, 그 풍기는 냄새가 다를 뿐이다.
커피 맛이 고소하고 향긋하고 쓴것은 터피이기 때문이다. 고소한 것도 커피요
향긋한 것도 커피요 쓴 것도 커피다.그러므로 이 반야를 깨달으면 마음도 부처도 다 깨닫는 것이다.
고산 윤선도는 이조중엽의 정치가요 철학자요 시인이다.
앞에 인용한 시조는 그가 유배된 해남 땅에서 귀양살이 하는 자신의 처지를
옲은 것이다. 옥에 흙이 묻어있어 보는 사람들은 흙인 줄 안다해도 옥은 옥이다.
전겹 만겹 흙에 뭍여있다해도 옥은 옥이지 돌이 아니다.그러나 그 흙을 털어내지
않으면 옥으로써의 쓰임이 없다. 옥이 옥노릇하는 것이 빛이다.
그 빛을 가리는 흙을 왜 없애버리지 않는가.
[비유컨데 어떤 사람의 집 앞에 퇴비더미가 있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비맞고
바람 불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구나. 한량없는 보배가 그 거름더미 속에
있어도 알지못하는 거처럼 이 몸뚱이 가운데 무진보배가 있는데도 모르는 구나!]
옛 스님의 말씀이다.

만일 이 보배를 찾아내면 평생을 다 써도 다 쓰지 못하고 취하려해도 다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거름덩이를 헤쳐야 보배를 찾고 흙을 털어내야 옥을 찾는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내 몸뚱이속의 보배,반야을 찾아 낼 수 있을까
훌훌 털고
훨훨 벗어라
아무리 훌륭한 의상이라고
아무리 값진 보석이라고
그대의 알몸보다
아름답지 못하네
의상과 보석은 꾸밈이다
가식이다 꾸밈이,가식이 몸을 가리면 선천적인
아름다움은 드러나지 않는다.
탐심에서 생긴 온갖지혜, 학문, 명예는 반야를 가리고 있는 흙이요
거름이다 그것들만 말끔히 치워버리면
어머니 탯속에 들기전부터 아득한 옛날부터
간직했던 한물건을 되찾을수 있다.
무엇하려 박사학위 받으려 애를 쓰는가?
내몸뚱이 속에 부처님의 스승인 반야라는 가장높은 학위(學位)가
본래부터 갖추어져 았는것을
[갓난아기는
벌거벗고도 방실방실 웃는데
나이든 처녀는
울긋불긋 치장하고도
거울앞에서 얼굴 찌프리네]

2003년3월4일
자광 합장

출처 : 산사가는길
글쓴이 : jakw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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